김치 100포기 내놓고 사진 찍기만 바빠서야…
김치 100포기 내놓고 사진 찍기만 바빠서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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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평론가 이용교 교수의 '복지 시장 만들기"

"복지를 정책이나 행정으로 보지 않고 자신의 홍보 목적도구로 생각하는 시장을 뽑아서는 안됩니다"
복지평론가 이용교 교수(광주대 사회복지학과)가 최근 250여명의 복지 담당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여론을 수렴한 결과 가장 많이 지적된 부분이다. "김치 100포기 담으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전해주기보다 가능한 많은 사람 모아놓고 사진 찍기에 바쁘니 공무원들은 마치 사진사가 된 기분이라고 털어놓더군요"
이에 이교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동안 학생들이 직접 발로 뛰면서 만들었던 레포트를 중심으로 '복지 시장 만들기' 책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복지 대상은 장애인, 노인, 소년가장 등 경제적 어려움이나 신체적 장애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러나 이교수는 "그렇다면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얻고 부족함 없이 사는 사람들은 복지가 필요없을까요?"라며 다른 시각의 접근을 요구한다.
"주말만 되면 행사장 쫓아다니느라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남편 때문에 속상하고 소외감을 느낀다면 이들도 복지가 필요하죠" 그래서 이교수가 늘 외치는 한마디 "복지는 생활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복지 제도는 국민이 제대로 알지 못하면 오히려 국민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복지는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닌
'복지의 생활화' 주창


이교수는 "단적인 예로 의료보험의 경우 병원의 모든 진료가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아닌데 잘못 알고 있다가 나중에 큰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또, "가족 중 누군가 돌아가시면 모두들 개인적으로 가입한 보험회사는 찾아도 국가에서 나오는 보험료는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지적한다. 결국 마땅히 받을 수 있는 권리도 제대로 몰라 시민들은 대부분 "세금만 많이 내고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별로 없다"는 불평을 늘여놓는다는 것. 심지어 언론마저도 한쪽 입장만 듣고 오보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교수의 설명이다.

때문에 이교수가 올바른 복지사회를 위해선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로 필요에 의해 정책이 생산되고 이를 100% 활용할 수 있는 사회를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교수는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제자들에게 쉴틈을 주지 않는다. 레포트 하나까지도 발로 직접 뛰고 체험한 보고서를 원한다. 이후 이 레포트들은 책으로 출판해 복지에 대한 현실적이고 대안적인 자료로 시중에 판매하고 있다.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시스팀 정착돼야
책 만들어 후보자들에게 지침서로 건네줄 것


97년엔 '복지 대통령 만들기'가 장안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고. "선거를 앞두고 경제 대통령, 교육대통령이라는 말은 수없이 나왔지만 우리 생활의 가장 밀접한 복지 대통령을 거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때문에 이교수는 제자들이 새로운 화두를 던진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둔다. 실제 학생들이 제안했던 66가지 정책중 절반 이상이 현재 시행되고 있다.
이교수는 이번에 발간될 '복지 시장 만들기' 역시 선거 후보자들에게 지침서로 건네줄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강조하고 싶은 말 한마디.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자신 돕는 것부터 충실해야 한다. 복지는 사업이 아니라 생활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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