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사 다시 쓸 준비 '한창'
현대미술사 다시 쓸 준비 '한창'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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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새해가 열리고 제4회 광주비엔날레도 '멈춤, PAUSE, 止'를 전시주제로 관객 앞에 다가설 날을 90여일 남겨두고 있다.

제4회 광주비엔날레 석달 앞으로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는 올해 4회 행사를 '참신하고 도전적인 내용 기획,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전시공간 연출, 장소성과 소통의 문제, 도시문제와 공공미술 이슈들에 대해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대안제시'라는 점에서 기존 비엔날레와 구별되는 것이라 강조한다.

△기존의 본전시/특별전이라는 전시규모별, 대륙별, 형식별 분리방식을 없앴다. 대신 전시주제와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는 4개의 프로젝트로 구성된다. △아시아·유럽미술의 힘과 정신을 게릴라적으로 표출해 미국 미술로 대변됐던 현대미술사에 제동을 거는 식의 문화적 헤게모니를 무너뜨린다. △한 명의 큐레이터(또는 커미셔너)에 의해 단일하게 기획되는 전시가 아닌 공동큐레이터제를 도입, 이들이 끊임없는 토론과 논쟁을 통해 전시를 완성해 나간다. △전시장 외부의 거리 및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시만이 아니라 워크샵 및 강의, 토론,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제공하는 살아있는 전시를 이끌어낸다.

이 같은 밑그림 속에서 4개의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본격적인 제작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프로젝트3과 4는 전시장 밖의 장소적 특수성을 살린 사이트 스페서픽(Site Specific)한 전시가 될 것이며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비엔날레를 시민들에게 좀더 가깝게 하고, 지적 생산물을 만들어낸다는 기획의도도 관심을 모은다.

프로젝트1과 2에 이어, 전시장 밖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3과 4의 기획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본다<본지 2001년 11월28일자 보도>.

5·18자유공원 역사성 재해석
광주민중항쟁 현재적 의미 탐색


▼프로젝트3 '집행유예'(Stay of Execution)

5·18민주화운동의 역사가 담긴 5·18자유공원(광주시 서구 치평동 상무지구)에서 열린다. 성완경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이 직접 큐레이팅을 맡고 국내외 작가 50여명이 참여한다.

한국 민주화 역사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5·18광주민중항쟁이다. 이를 상징하고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자유공원 속의 복원된 헌병대와 그 법정, 영창, 내무반, 중대 사무실 등 공간적 질서, 그리고 이를 둘러싼 아파트와 신시가지 등. 이 장소 특수성의 해석과 그 재맥락화를 통해 광주민중항쟁의 현재적 의미를 질문하고 탐색한다.

광주민중항쟁을 포함한 모든 공공적 사건의 기념비적 표상화 작업과 공공미술 프로젝트들에 대한 비판적 반성과 재음미, 그리고 문화에 작용하는 여러 권력들의 변화하는 지형 속에서 공공영역에 대한 비판적 성찰의 구도도 모색하게 된다.

백운광장∼남광주역사 부근 폐선부지
미술과 건축의 만남 '공공예술' 펼쳐


▼프로젝트4 '접속'(Connection)

광주 근현대사가 녹아있는 광주도심철도폐선부지 구(舊) 광여선 10.8km 공간 중 백운광장∼남광주 역사 부근 2km 구간과 농장다리 일부 구간에서 열린다. 정기용 큐레이터(기용건축사사무소 대표)와 국내외 작가 20여명이 참여한다.

미술과 건축이 만나 이루어내는 실천적인 공공예술을 보여준다는 의도로 기획됐다.

광주도심철도폐선부지는 어떤 형식으로든 사용하기 전에 다시 한번 다양한 시각으로 되돌아보고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질문의 땅이다. 단순히 비어있는 땅이라기 보가는 광주에 남아있는 근대유적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이미 자연이 복원하려고 애쓰는 생태적 표현이 발견되는 곳이기도 한다.

이런 모든 사실들을 천착하여 공공예술이 도시와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장을 열기 위해, 나아가 광주를 문화도시로 거듭나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다.

폐선부지 전구간 10.8km에 대해 광주비엔날레의 지속적인 개입을 통한 예술공원 조성, 도심 속에서 사람의 발길이 뜸해진 남광주역 철교 위의 보도교 설치를 통해 시민과의 공간적 접속을 시도함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시민들의 추억과 생활상이 얽혀있던 이 공간에 '광여선 박물관'이 세워질 수 있도록 그 발판을 마련한다는 것도 기획의도의 하나다.

이러한 장소성 해석에 중점을 두기 위해 후보작가가 현장을 답사해 작품 초안을 제출케 한 후에 장소적 특성과 시간적 공간적인 접속을 예술로 연결지을 수 있는 작품을 큐레이터의 검토를 거쳐 최종 작가를 선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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