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우 기자
들불열사 기념사업을 둘러싸고 사이버논쟁에 이어 지난 6일 오프라인 토론회가 열렸다.
이 과정에서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것은 과연 광주시민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할까 였다. '5·18은 이제 그만'이라고 내지르는 시민들이 또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이는 5·18 명예회복의 완결판이라는 5·18민주유공자법에 대한 시각에서도 어느정도 드러나고 있다. '그 법 통과되면 누구 좋은 일 시키겠느냐'는 냉소 섞인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5·18을 둘러싼 이른바 '당사자주의'의 한계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단면이 아닐까.
따라서 현재의 들불논란도 사실은 그 내용과 관계없이 넘어야 할 벽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다.
▲ 들불기념사업회 토론장면 | ||
먼저 들불기념사업은 '미완의 5·18'을 채울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찾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들불운동과 들불열사들을 연구하면 5·18은 단순히 10일간의 항쟁이라거나 특히 그날 전남대 정문앞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5월은 대학생들이 광천동 공단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던 한국사회의 모순의 폭발이며, 항쟁기간동안은 투사회보와 항쟁지도부 구성 등에서 나름대로 준비성과 체계성을 갖고 있었다는 점, 무엇보다 윤상원 열사의 최후에서 확인할 수 있듯 '광주'는 그날 패배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광주'가 밀고온 역사도 들불열사들을 통해서 조명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들불기념사업은 늦은감마저 있다. 그러나 들불은 지금 논란에 휩싸여있고, 그 핵심은 '광주답지 못했다'는 그동안의 5월 기념사업에 대한 문제제기에 다름아니다. 문제제기방식이나 그 과정에서 일부의 인신공격성 논란 등은 사실 부차적인 문제라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주의'의 오류를 또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바로 5월의 주역인 광주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또 50년, 100년후에도 후손들이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념사업인가 등의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들불기념사업이 그동안 5월 기념사업이 안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기념사업의 모델을 만든다면 작금의 논란은 물론, '5월은 이제 그만'이라는 냉소도 넘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들불기념사업은 의미가 있고, 힘과 지혜를 모을 때라고 본다.
/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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