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색 담은 문화상품 만들고 싶다'
'광주색 담은 문화상품 만들고 싶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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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극단 재창단 주도-박윤모 광주연극협회장

광주에 시립극단이 다시 모양새를 갖출 채비에 들어갔다. 세밑에 다가들면서 광주연극계에, 문화계에 관심사가 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에 관심있는 이라면, 특히 연극인들은 이미 존재했었던 광주시립극단이 모습을 감춘지 10여년이 훌쩍 넘었는데 재창단한다는 움직임이 새롭기도 하거니와 그나마 광주 연극계가 활력을 찾을 수 있는 출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속에 시립극단이라는 새 모습을 올해를 넘기지 않고 볼 수 있게 되는 바람도 함께 갖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립극단의 재창단은 광주연극협회(회장 박윤모)가 주도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광주시의회에 시립극단 재창단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고 광주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받는 등 지난달부터 행보가 빨라졌다.

10여년만에 부활 날개짓…광주 연극계 새바람 기대
광주시의회에 청원서·시민서명·'마녀사냥' 준비공연도 마쳐
광주시 긍정 검토 밝혀…"내년 초 새모습 기다려 달라"


게다가 연극협회는 재창단을 위한 준비 서막으로 지난달 30일∼1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광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연극 '마녀사냥'(아서밀러 원작, 김효경 연출)도 무대에 올렸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다시 모양새를 갖추려고 하고 있는 시립극단이라는 그림은 어떻게 그리기 시작했나. 연극협회를 이끌고 있는 박회장을 만났다.

"예향이라고 하는 광주에 각 장르마다 개별 예술단체가 모두 있는데 연극 부문만 없습니다. 또 광주에서 열리는 문화행사도 많습니다. 행사마다 성격 차이는 다소 있지만 문화예술행사라는 게 하나의 줄거리를 축으로 성격 규정이 됩니다. 그런 중심축은 드라마, 즉 총체극으로 표현되어야 하는데 이를 이끌 극단이 없다는 데서 연극인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한마디로 '완성된 광주문화상품'을 만들고 싶은 목마름이랄까.
그 한 예로, 지난 5·18 행사를 들었다. "총체극 '오월의 시' 서막 공연을 광주연극협회가 주관하면서도 이를 제대로 소화해 낼 광주단체를 찾지 못하고 서울지역 연극단체인 극단 무천에 외주 제작을 맡겼다. 이런 대규모 행사가 있을 때마다 광주 색깔을 제대로 드러내는 극예술단체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박회장 스스로 나섰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듯 싶다.

그는 지난 1997년 광주연극협회장에 선임돼 현재 2번째 임기를 맡고 있다. 당시 그는 선거공약으로 시립극단을 되살리는 것과 광주시내 고등학교 과정에 연극영화과를 만들겠다는, 두 가지를 내걸었다.

그 중 하나인 연극영화과는 올해부터 광주정보고에 신설했다. 나머지 하나인 시립극단 문제를 지금 한창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초 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 광주연극협회와 지역 연극인들이 의견을 모은 '광주시립극단 재창단을 촉구하는 청원서'와 함께 '광주시립극단 창단을 위한 광주시민 1천명 서명운동'에서 받은 1차(7백명) 서명분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1일 현재 서명운동 참여 1천명은 돌파했다.

임기 초부터 꾸준히 추진해 온 재창단 문제. 협회를 맡으면서 IMF라는 것을 맞고, 어디든 구조조정에 휩쓸려 3∼4년 표류했다. 시립예술단체들의 인건비 문제도 불거졌고 광주시 입장은 제반 문화예산을 축소하는데 시립극단 창단이 웬말이냐는 지적도 했다.

그래서 박회장은 이번에 청원서를 내면서 극단 운영을 최대한 축소한 안을 만들었다. 기획·연출 등 최소한의 스탭진 2∼3명만 상임단원으로 두고 나머지 필요 인원은 작품에 출연할 때만 출연료를 지불하는 '레퍼토리 시스템'의 운영 방식을 제시한 것이다.

이 같은 제안을 광주시가 긍정적으로 검토할 뜻을 밝혔다는 박회장은 그래서 빠르면 내년 초쯤엔 시립극단의 부활된 모습을 광주시민 앞에 보일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한다.

광주시립극단은 지난 1982년 전국 최초의 시립극단으로 창단, 활발한 활동으로 광주시민의 관심과 기대를 모았으나 87년12월 단원간 내분과 운영상 문제로 물의를 빚으면서 해체됐다.

연극인은 물론이지만 지금도 해체 당시 상황을 기억하고 있는 광주시민들도 많다. 이제 이를 다시 살리겠다는 운동은 그 후배들로부터 일어나고 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새로운 의지로, 광주 연극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취지. 어쩌면 진솔하게 광주 연극발전을 바라는 연극인들의 숙원이기도 하다. 광주시민 또한 다시 찌그러드는 시립극단이 되지 않는, 새로운 극단이 생겨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박회장은 올해를 마감하면서 그런 분위기를 좀더 띄우고 싶다. 장장 3시간이 넘는 장막극 '마녀사냥'도 그런 뜻으로 무대에 올려 호평을 받았다. 그 또한 극 중에 토마스푸트남 역으로 직접 출연도 했다.

준비 공연도 끝났고, 박회장은 내년 중엔 광주시립극단이 새 모습을 보여 침체된 지역 연극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날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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