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월드컵과 문화축제
광주 월드컵과 문화축제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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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광주, 전남의 지역축제를 기획한 바 있는 한 이벤트 기획가를 만나 우리 지역 축제의 이런저런 모습에 대해 의견을 나눈 일이 있다. 우리나라 지역축제에 관한 이야기에서 흔히 나오는 '주제만 다를 뿐 그 내용의 포장은 비슷하여 차별성이 없다'는 일반적인 문제에서 홍보와 마케팅전략의 취약성, 부족한 전문인력과 열악한 재정, 그리고 당장 눈앞이 보이는 효과를 기대하는 단체장들의 과욕 등이 축제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한 요인이라는데 공감을 하였다.

특히, 전문 이벤트사에 위탁하는 축제의 경우 예산을 먼저 배정해 놓고 그 예산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질적으로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대부분의 이벤트사들이 영세한 실정인데다 인력교체마저 심해 전문성 확보가 요원하다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올해 유난히 많았던 국제니 세계니 하는 거창한 머리글자가 들어 있는 축제로 화제를 옮겼다. 국제행사로 격상시켜 많은 국내외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려는 의도는 있었지만, 대부분 국제나 세계라는 타이틀을 붙였던 대형 행사장에 외국인은 없고 심지어 국내 관람객으로도 다 못 채워 동네잔치로 전락하고 마는 모습을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2002년 광주에서는 비엔날레와 월드컵, 광주김치대축제 등 굵직한 대형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다. 모든 이벤트가 광주를 알려 지역경제에 파급효과를 줄 수 있는 행사들인 것이다. 하지만, 많은 지자체에서 열리는 축제의 홍수 속에서 우리 지역의 행사가 돋보이기 위해서는 특화된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축제에 대한 확실한 컨셉을 도출하고, 연출의 극대화, 체계적인 홍보, 적정예산의 투입, 축제집행인력의 전문성 확보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광주비엔날레가 그동안 문화예술축제로 자리를 잡아 예향이미지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하였고,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외부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이제 비엔날레의 틀이 예술성을 지닌 진정한 문화축제로 부응하기 위해서는 방문자에 대한 배려를 높이는 연출이 극대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비엔날레 방문객이 광주의 매력과 맛, 멋을 흠뻑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연계관광전략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한 게임 한 게임 치러질 때마다 지구촌을 온통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 넣는 월드컵은 인류가 만들어낸 축제 가운데 가장 거대한 제전일 것이다. 월드컵의 열기는 그 어느 스포츠행사도 흉내내기 어렵다.

월드컵을 통하여 우리 광주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대회 기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및 축구관람객의 월드컵 특수도 있지만 광주를 전 세계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데 더 큰 이점이 있을 것이다. 단순히 축구게임을 치르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광주의 매력을 최대한으로 포장해서 전 세계인들에게 소개함으로써 광주의 이미지를 널리 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더우기 내년 월드컵 개최기간중 비엔날레가 동시에 열리게 되어 예향 이미지를 더욱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광주의 맛과 멋의 풍성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월드컵 개최기간에 김치축제를 한번 더 개최하여 광주의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2001 광주김치축제 일본행사와 같은 규모로 월드컵 기간에 광주방문 관광객은 물론 한국방문 관광객에게 볼거리, 쇼핑거리를 제공한다면 중국, 일본관광객을 유치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광주 김치대축제가 문화축제로 자리를 잡아 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음식문화로서 김치산업이 활성화되어 김치제조분야, 김치포장디자인분야, 김치산업관광분야 등이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같이 어울어져야 한다. 김치축제를 대규모의 축제로 기획하고 집행하기에 앞서 내실 있는 축제로 키워나감으로써 그 본질을 이해하고 경험을 축적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규모가 커야 결과도 그만큼 좋을 것이라는 과시적 실적위주의 사고에서 벗어나, 비록 작은 규모나마 탄탄하게 체계화된 축제가 해를 거듭하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세계적인 축제는 하루 아침에 탄생되지 않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 지역의 문화역량과 지역매력이 총집결된 문화축제가 열리고, 그 문화축제 속에서 광주는 세계 속의 광주로 널리 알려져야 한다. 2002년의 문화축제에서는 관람객을 배려하고 그들의 욕구에 맞는 프로그램과 연출이 극대화되고, 본격적인 문화마케팅이 도입된 성공적인 문화축제로 만들기 위하여 지역내 다양한 전문가의 지혜가 모아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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