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새로운 지역성 모색+대안미술 확장
'멈춤'-새로운 지역성 모색+대안미술 확장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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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광주비엔날레 앞으로 4개월

제4회 광주비엔날레. 2002년 3월29일 개막이 꼭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는 지난달 말 전시기획총괄조정회의를 거쳐 전시방향과 전시주제의 개념, 전시구성, 참여작가, 공간구성, 예산운영 등 4회 대회 전반의 프로그램 틀을 마무리했다.

새로운 지역성을 모색하기 위해 대안적 미술매체 확장을 시도하는 각국 대안그룹을 초청해 관객과의 대화를 시작하고, 한국 역사의 대부분이 이주와 분산이라는 현상을 고려한 다층적인 전시도 마련된다.

그런 틀에 따라 속내를 채워주는 전시행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전시행사는 어떤 얼개로, 어떻게 채워가고 있는가를 따라가본다.

전시주제는 크게 4개 프로젝트로 나누어진다. △프로젝트1 멈춤, PAUSE, 止 △프로젝트2 저기 : 한국의 이산지대 △프로젝트3 가벼운 숨 △프로젝트4 접속 등이다.

4개 프로젝트 '틀' 마무리
1멈춤, 2저기:한국의 이산지대, 3가벼운숨, 4접속


비엔날레 스텝진은 4회 광주비엔날레의 전시진행은 기존 대회 방식과는 형태를 달리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이 4개의 프로젝트를 채워내는 공간부터 다양하다. 비엔날레전시관에서 일괄 진행하던 방식을 벗어나 전시관과 함께 광주시내 전역을 관통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프로젝트1은 비엔날레관 1∼4전시실에서, 2는 5전시실, 3은 5·18자유공원, 4는 폐선철도부지에서 진행된다.

이 중 전시관 밖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 3과 4의 세부 구성 방향 점검은 다음 기회로 미룬다. 3의 경우 현재 보존되고 있는 상무대 영창 시설물을 활용해 관람객에게 이 장소의 의미를 재해석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틀에서 진행하는데 세부 공간연출 및 참여작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4는 폐선부지 활용 방안의 하나로 구성, 현재 참여작가들의 현장조사가 진행 중에 있으므로 조사 결과가 도출되면 좀더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프로젝트1 '멈춤'□
관습·고정관념 버리고 재성찰
세계 각지 활동중인 '대안그룹' 초청


멈춤은 동작의 정지를 의미하지만, 한편으로 그것은 다음 동작을 위한 준비과정이기도 하다. 광주비엔날레를 포함한 여러 실험적 전시형식들 역시 기존의 모든 관습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스스로 모습을 재성찰해야 한다는 의미로 접근한다. 그래서 참여자들의 풍부한 창안과 대화, 감각의 흐름을 따르는 과정의 유동성을 중시한다.

성완경, 찰스 에셔, 후 한루 3명의 큐레이터가 만들어낼 전시는 3개 범주로 구성하고 있다.

'멈춤'을 물리적으로 실현하려는 의도에서 작가와 건축가들이 구성하는 매우 개방적인 형태의 정자 15개를 설치,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대 도시에 일종의 휴식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또 각 대륙의 개별작가들이 시간, 지속성, 비어있음, 지배적 사고, 습관화된 행동양식 등에 대한 의문과 제안들을 작업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세계 각지에서 대안적 미술 활동을 벌이고 있는 그룹의 참여. '대안적'이라는 수식어가 함축하는 본래 의미를 왜곡시키지 않기 위해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실제로 관객과의 대화를 시작하려 하는 방법을 취한다.

광주비엔날레의 부속행사로 '광주비엔날레 대안공간 그룹작가 서울 워크숍'을 마련, 전시 개막 전에 작가·비평가 모임인 포럼A(한국)를 포함하여 세계 각국의 8개 그룹을 서울로 초청해 비엔날레 주제 및 현대미술의 주요 이슈들에 대해 집중적인 대화를 나누고 각지의 활동상황 및 실행 방법론 등을 미리 공유한다.

한국 대표로 워크숍을 진행하게 될 포럼A 측은 각 그룹이 저항적 지역성을 새롭게 정의하는 형식으로 지역공동체의 문제가 전면에 제기될 수도 있고, 워크숍에서 서울 및 성남의 특정한 장소들을 방문하여 도시적 삶을 전체 주제에 비추어 재개념화하는 논의를 이끌어내는 방법도 모색 중이다.

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지역의 제도와 조직, 그리고 미술과 사회간의 관계에 대한 상이한 접근을 통해 예술적 방향을 실천하고 있는 대안그룹들을 초청해 자신들의 활동지가 아닌 광주라는 전이된 공간에 알맞은 작업들을 이루게 해 전시공간 안에 '살아있는 문헌보관소'가 설치되게 한다는 전략도 담고 있다.

□프로젝트2 '저기 : 한국의 이산(離散)지대'□
LA 상파울로 알마티 연변 오사카 등
서로 다른 도시 이주한인의 어제와 오늘 통해 이산 쟁점 확인


재외 한국인 작가 20여명이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제작한 동시대 작품들을 전시한다. 따라서 자신의 터전을 벗어나 다른 집단의 생활공간에 이주해 살고 있는 한인들의 과거와 현재를 전시를 중심으로 입체적인 접근이 시도된다.

'저기'는 한국의 이산민들이 사는 다섯 개의 주요 도시에 초점을 맞춘다. 역사적 지리적으로 서로 다른 도시, 로스앤젤레스(미국) 상파울로(브라질) 알마티(카자흐스탄) 연변(중국) 오사카(일본) 등이다.

한국인의 이산 경험과 역사를 각 지역의 문화적 산물들을 통해 검토하면서 이산이라는 쟁점의 중심을 확인하고 한국인의 정체성에 관해 복합적인 질문도 던진다.

큐레이터도 재미 한인2세인 민영순(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미대 교수)이 맡았다. 이주 한인들이 겪는 현지문화와 모국의 문화 사이의 조화와 갈등, 흡수와 거부, 친밀함과 낯설음이라는 갈등 구조를 정착이라는 개념에서 접근해 새로운 혼성적 문화 면모들을 드러내는데 초점을 두어 다문화적이고도 문화인류학적인 해석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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