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가 진짜 걱정하는 것은?
동교동계가 진짜 걱정하는 것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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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의 아픔보다
'잊혀진 정치인'이
더 비참한 것임을
모를리 없을텐데...


DJ의 총재직 사퇴 이후 민주당의 내분은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쇄신의 내용과 방법도 갈팡질팡하고 있다. 전당대회 방법과 일정을 정하는 논의도 혼돈을 거듭하고 있다.
96년 당시 대선을 앞둔 한나라당의 내분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김근태 의원과 정동영의원을 중심으로한 쇄신파는 상당한 위기감을 갖고 있어 보인다.

반면에 동교동계는 상대적으로 서두르지 않고 있다. 여유를 갖는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권력의 핵심을 장악한 가진 자의 여유일까?
분명히 민주당의 양대그룹인 쇄신파와 동교동계의 입장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고 지향하는 바도 다르다. 대선후보에 대한 입장은 이미 내정된 느낌이다.

동교동계는 이인제 의원을 물 밑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인제 의원의 지지자그룹을 보면 동교동계의원이 상당수 중심에 포진돼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실 한평생 민주화를 위해 DJ와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교동계가 이인제 의원을 지지한다는 것은 의외의 현상이다.

동교동계의 정치적 행보와 이인제 의원의 정치적 행보는 옳고 그른 것을 떠
나 본질적인 길이 달랐다. 동교동계는 온갖 유혹과 탄압에도 불구하고 DJ에 대한 충성심 하나로 '반독재전선'에 서 있었으나 이인제 의원은 노동부장관시절 무노동 무임금정책을 반대하는 진보성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노태우, 김종필, 김영삼의 3당합당때 합류했던 오점과 신한국당 경선불복이라는 아킬레스건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교동계가 이인제 의원에게 우호적인 손길을 주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이인제 의원을 통한 대선에서의 승리보다는, 설사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동교동의 자기방어벽을 굳게 쌓을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이인제 의원이 가지고 있는 동교동과의 이질성이 오히려 동교동을 보호하는데 더 적격이며 이인제 의원도 동교동계의 맹점을 이용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대선후보를 지방선거 후에 선출하자는 주장도 지방선거의 패배를 평가한 후 주변적(?)대선후보를 몰락시킬려는 이유가 더 크다.

사실 노무현 고문이나 김근태 의원이 동교동과 연대하는 것이 정통성의 계승이나 민주당의 현실적한계를 극복하는데 안성맞춤이 아닌가. 그러나 이미 적대적관계까지 상정하고 있다니 경선까지 민주당이라는 간판이 유지될 지 의심이 간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절이 떠날 수 있나"라는 동교동계 모의원의 말이 아니라도 골은 깊어졌다.

결국 동교동이 걱정하는 것은 옛날(?)이야기가 된 '상도동'꼴이다. 국회의원에 낙선하는 아픔보다 '잊혀진 정치인'이 더 비참한 것임을 이미 '상도동 학습효과'로 인지하고 있다.
분열주의를 반대하는 쇄신파의 반종파투쟁은 최종목표인 단결과 대선승리에 도달할 수 있을까?

이는 쇄신파의 굳건한 연대와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DJ의 멋진 국정마무리가 필요충분조건이다.



김남윤 기자는 강릉에서 활동중인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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