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현대미술관, 계획만 좋았나
광주현대미술관, 계획만 좋았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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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도 현대미술관이 들어설 수 있을까. 광주시가 '문화광주2020' 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현대미술관 건립이 부지 마련이라는 기초단계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있다.

문제는 광주시 재원 확보. 광주중앙초등학교 이설이 추진되면서 광주시는 그 자리를 현대미술관 건립 부지로 물색했으나 부지 매입비라는 재원 마련에 부딪혀 당초 미술관 건립 추진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현대미술관은 600억원(국비 300억, 시비 200억, 민간조달 100억)의 사업비를 들여 2005년 중반기 개관 예정으로 건립을 추진했었다. 지난해에 현대미술관 건립 기본계획위원회까지 구성해 중앙초등학교가 미술관 입지로 적합하다는 제안도 나왔었다.

600억 들여 2005년 개관 예정
부지마련부터 차질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까지 미술관 실시 설계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아직 부지조차 마련되지 않아 설계 용역도 착수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건립 자체가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중앙초등학교 부지는 4,568평. 광주시는 감정평가 후에 정확한 가격이 나오겠지만 당장 이 부지 매입비만으로도 최소 300억원은 있어야 한다고 추산한다. 그런데 이미 보도된대로 광주시의 재정은 바닥을 보이고 있고 광주시청사 이전, 지하철 건설 등 다른 사업들이 산적해 있어 미술관 건립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광주시가 확보한 재원은 설계용역비로 지원받은 국비 10억원이 전부다. 내년에 국비 30억원 배정 예산이 반영되고는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대미술관 건립 자체는 바꿔진 게 없다. 중앙초등학교가 이설되면 도심공동화 현상을 막는 차원에서도 공공미술관 건립은 필요하다. 단지 땅값 부담이 워낙 커 진척이 더딜 뿐이다"며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입지 후보지 중앙초등 이전 재검토설까지
"재정 바닥…건립자체 불투명" 시각도


그런데 최근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학교 이설 계획을 세운 광주시교육청은 현재 중앙초등학교 부지가 팔리지 않아 학교 이전에 소요되는 비용 150억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학교 이전 계획 자체를 재검토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 도심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이설 필요성은 당연한데 중앙초등학교 학부형도, 동구 주민도 학교 외곽 이설을 반대하고 있는데다 옮겨갈 비용이 없으면 백지화될 수도 있지 않느냐"라고 말하면서도 광주시와 부지 매각을 조율하고 있는 단계라 아직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시민들은 광주 도심에 국립현대미술관 수준의 공공미술관이 들어서면 도심공동화도 막고, 중추적인 문화기관으로 역할을 기대했는데 계획 추진 자체에서 차질을 보인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지방 재정 실정은 전혀 감안하지 않고 사업계획 설정만을 위한, 주먹구구식 전시 행정을 또다시 드러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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