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 뭉쳐 새 일자리 만들었죠"
"우리끼리 뭉쳐 새 일자리 만들었죠"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1.1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동신자활후견기관-희망의 '생산공동체'

근로능력은 있지만 대부분 학력이 낮거나 별다른 기술이 없어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방황하다 빈곤층으로 나앉을 뻔했던 사람들. 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곳이 있다.

"생활이 어렵다고 연탄이나 식량을 나눠주는 것은 한계가 있죠.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생산공동체를 형성해 주는 것이 진짜 그들을 돕는거죠"
광주시 북구 장등동에 위치하고 있는 동신자활후견기관(관장 김갑주)은 지금 '회사'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실직자들 공공근로 대신 전문기술 익혀
제과제빵·도자기 분야 틈새시장 진출


"자활후견기관이 뭐냐고 많이들 물어보세요" 박철수 팀장은 "이른바 제3섹터형 기업이다"고 설명한다. 기존에 없던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 시장에 진입하는 것.

그동안 기초생활 보장을 위한 수급권자 중 형편이 어렵지만 근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모았다. 대부분 길거리의 풀을 뽑는 등 소모성 공공근로 외엔 안정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정부의 생계급여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고 자활근로(간병인 파출부 산모도우미 봉제 스티커작업 등)로 벌이를 해도 생계를 잇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노동시장으로의 진입이 더더욱 어려운 상황.

"그렇다고 어느정도 수익이 보장되는 폐지수거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과 다름없잖아요" 그래서 눈을 돌린 곳이 바로 틈새시장.
중노동을 필요로 해 아직까지도 힘든 직종으로 손꼽히고 있는 제과제빵 시장, 미향의 도시임에도 개척되지 못하는 도자기 분야. 이들도 같은 사람인지라 힘든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기술을 익히면 '자기 재산'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모두들 열심이다.

"장사를 한번도 안해 본 주부들이 모여서 함께 생산공동체를 만들고 있다는 것.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두려움도 없는 것 같아요" 점점 '장삿꾼'의 모습을 갖춰나가고 있다.

벌써 공동수익금 2천여만원 모아
"곧 사업자 등록증 받아 독립해요" 부푼 꿈


"우리는 절대 자활기관에서 만든 것이니 팔아달라는 요구는 안합니다" 이들은 떳떳하게 다른 업체처럼 소비자들에게 품평을 받아 'OK' 사인이 떨어지면 제작에 들어간다. 그래도 절대 다른 시장에 뒤지지 않고 많은 호응을 얻어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벌써 공동 명의로 적립된 수익금도 2천5백만원에 이르고 있다. 사업자 등록증을 받아 '독립'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자신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하게' 느껴지는 사람들. 제 모습을 갖추고 안정된 회사가 될려면 앞으로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겠지만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은 틀림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