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예술인재 기르는데 인색하다
광주시, 예술인재 기르는데 인색하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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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발전을 위해서는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물론 물적 지원이 동반되었을 때 가능하다. 그런데 '예향'으로 인식되는 광주에서 적극적인 문화예술 인재 양성은 미진하다며 광주시의 재정 지원이 확충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금 광주시립미술관에서는 '빛 2001-하정웅 청년작가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다음달 2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에는 재일교포 하정웅씨의 광주 미술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해 광주시립미술관이 전국에서 추천받아 선정한 청년작가 5명이 참여했다<본지 10월31일자 보도>.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참여작가들
"당초 기획의도 좋지만 전시여건 기대 못 미쳐"
미술계, '문화예술행정 지원 확충돼야'


이들 5명 작가들은 "광주에서 이런 전시가 기획되고, 또 첫 회에 초대 작가가 되었다"는 점에서는 모두 '광주시립미술관과 하정웅씨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들은 초대전 진행 과정에서 광주라는 지역에서 초대전을 기획했다는 의도에 대해서는 당초 기대보다 희석된 느낌을 받았다는 반응 또한 공통적이었다.

"광주시라는 자치단체에서 내건 공공미술관의 기획전이라면 그 의미를, 의도를 어떻게 문화화하느냐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한 작가는 제작여건, 전시, 관객과 작가와의 의사소통기회 확장 등 요건들의 조화를 제시했다.

우선 청년작가를 키운다는 취지에서의 초대전이라면 작품 제작비는 당연히 지원되어야 하지만 충분한 물적 보상이 어렵다면 작가 개인의 위상을 키워주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정은 다른 지역 공공미술관도 비슷한 양태라고 말하는 한 작가는 광주시립미술관이 가능성 있는 젊은 작가를 발굴 육성한다는 취지로 시작한 만큼 새로운 시도를 구상하는 선도 역할도 필요하다며 전시장에서 작품을 중심에 두고 작가와 관객이 호흡하는 공개적인 담론의 장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준비과정에서 미흡했다면 다음 전시에서는 이를 보완,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실제로 이번 초대전 작가들은 작품제작비는 자비 부담했다. 다만 전시가 끝난 뒤 작가당 작품 1점을 미술관에 기증하는 조건으로 미술관에서 20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건을 두고 주변에선 광주시가 '하정웅 초대전'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결국 하정웅씨가 개인 비용으로 작가들에게 추가 지원할 뜻도 밝힌 것으로 알려져 광주시의 문화예술행정 지원의 열악함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미술관 관계자는 "작가 지원에서 미흡한 줄 안다. 이번 초대전 예산 3천만원으로는 도록 및 포스터 등 각종 유인물 제작, 작품 운송비로도 빠듯해 작가에게 충분한 지원을 못했다. 미술관이 임의로 경비 운용하는 것은 아니다"며 광주시에서 미리 책정한 예산 내에서 써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기획은 말 그대로 전시의 장을 마련해 준 초대전이지 상금을 내건 공모전은 아니다. 작가 선정 당시 그런 조건을 제시, 전달했고 그나마 적은 예산에서 작품 운송 등 최소한의 경비는 지급하는 것으로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 미술계 입장은 다르다. "지역문화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재 양성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광주시립미술관이 하정웅씨의 광주사랑 정신을 기본으로 해서 전국 최초로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이런 취지들이 퇴색되지 않도록 공공미술관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 등 광주시의 문화예술행정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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