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인간이 구사하는 또 하나의 언어
만화, 인간이 구사하는 또 하나의 언어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1.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완경의 '세계만화탐사' 출간>

만화는 종이 한 장과 연필 한 자루라고 하는, 최소한의 도구를 가지고 몸의 움직임, 마음의 희노애락, 비평, 철학 등을 담아내는 예술이다. 그 안에는 연극이나 영화에 못지 않은 연출과 심오한 통찰이 담겨 있는, 인간이 구사할 수 있는 하나의 놀라운 ‘언어'다.

성완경(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인하대 교수)씨는 만화를 예술 차원을 넘어 '새로운 언어'로서 주목한다. 그가 만화를 이렇게 하나의 언어로 규정한 책 '세계만화탐사'(생각의나무 출간)를 펴냈다.

'옐로 키드' '수퍼맨' '타잔' '뽀빠이' '블론디' '딕 트레이시'. 미국 만화의 고전으로, 우리에게도 그 이름이 친숙한 만화들 470여 컷을 담아 낸 세계만화 총괄서다.

미술인가, 소설인가
옐로키드 타잔 뽀빠이 등 세계만화고전 되짚어보기


이 책은 세계만화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30여명 만화가의 생애와 작품세계, 그리고 대표작을 소개하고 있다. 인쇄된 만화 속에서 시민사회 내지 대중사회로 특징 지워지는 근대의 산물을 읽어낼 수 있다.

만화란 무엇인가에서부터 만화의 형식에 대한 만화세계를 풀어냈다. 만화가 어떤 역사적 흐름 속에서 발전해왔나를 살필 수 있는 '그림으로 보는 세계만화사'가 재미있다.

저자의 표현대로 책의 몸체가 되는 '세계의 만화가' 편에서는 100여년 전 미국 일간신문 일요 컬러판 부록에 처음 등장한 초창기 만화 '옐로 키드'의 대표작가 리처드 펠튼 아웃코트로부터 민중현실, 여성현실, 언더그라운드 만화, 영화·광고·사진 등에 걸친 멀티미디어만화까지 세계만화 거장들의 대표작과 그 만화에 얽힌 독특한 분위기를 담아냈다. 책의 부제인 '그림으로 찾아가는 세계만화의 23개 보물섬'과도 맞닿는 부분이다.

미술평론가, 공공미술 기획 제작자, 만화 및 영상 관련 이론가 등으로 미술을 실제 현실에 접목시키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성씨는 책을 펴내게 된 동기를 "한때 만화의 매력에 사로잡혀 비밀스런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한다.

"만화는 칸, 페이지, 이야기라는 세 요소가 인쇄지면이라는 공간 속에서 특유의 방식으로 시공간의 연속체를 만들어내는 언어다. 칸과 칸 사이, 이미지와 텍스트 사이, 그리고 한 칸의 그림과 전체 지면 사이에서 시선이 한 방향으로 흐르기도 하고 되짚어 배회하기도 하면서, 시각적인 동시에 문학적인 서사를 음미하게 되는 것이 만화 특유의 마력이다"는 저자의 만화에 대한 편력도 책을 통해 음미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