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선거캠페인까지 끼어들어 동네잔치 마당을 연상케 하면서 행사장 안내 등은 부실해 처음 찾는 관람객은 불편함도 겪었다.
19일 현장에서 두 중년남성 관람객 대화-"여기에선 똑 떨어진 김치 맛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규모로 서울에서 열리면 장사 잘 될텐데, 촌스럽구만."-김치축제 장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한국김치'가 없다는 반응이다.
3억7천만원이라는 예산을 투입한 축제. 김치전시관 내부나 먹거리 판매장 설치에서 여느 해보다 돈들인 흔적은 역력했지만 말 그대로 '축제의 맛과 멋'이 어우러지지 못한 아쉬움은 관람객 모두 공통된 생각이었다.
똑 떨어지는 김치맛 보러 왔는데...
맛있는 김치 비법 배울꺄 했는데...
북한김치와 차이점도 궁금했는데...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은 김치담그기. 외국인, 군인, 초등학생, 김치명가, 음식점 및 요리학원, 호텔주방장들의 경연으로 벌어진다. 외국인 경연 등은 김치에 대한 관심 환기를 위한 순서로 이해한다. 관람객들은 김치명가를 비롯한 전문가 김치경연의 경우 실제로 그런 김치가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이나 비법을 현장에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먹거리업소나 잡상인의 호객행위, 각종 공연은 어느 축제장이건 끼어들게 마련이니까 접어두기로 하고, 광주를 비롯한 각 고장의 맛깔스런 김치, 조리법 등을 직접 체험하는 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치 숫자는 많은데 차이가 뭐지?" 북한김치도 광주축제에 나왔다. 옴박지에 담아 전시하고 있는 북한김치. 다른 김치도 마찬가지이지만 북한김치라는 푯말만 다를 뿐 남한 김치와 외양상 차이가 궁금하다는 것이 줄서서 전시관을 빠져 나온 관람객들 반응이었다.
오히려 야외에 따로 설치된 김치생산업체들의 김치판매소가 붐볐다. 김치축제의 항구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현장에서 김치 맛을 확인하고 구입하는 김치가 인기를 끄는 것과 전시장 김치와의 연계 방안을 찾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한편 전시관 입구 잔디밭에는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선거자료 전시회'라는 플래카드와 함께 과거 선거현장 사진을 담은 게시물을 비치, 선거캠페인까지 벌여 관람객들은 "선거철도 아닌데?"라며 김치축제와 유리되는 현장에 의혹의 눈길을 던졌다.
관람객으로 나온 전고필(동강대 관광과 겸임교수)씨는 "넓은 행사장에서 이쪽 저쪽 웅성 거리며 안내도와 안내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정작 손에 쥐어줄 정보가 없다"며 "축제 수용자를 위한 배려가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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