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와 더불어…함께…
사회적 약자와 더불어…함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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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제 추석이 끝났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8월 하순에 이곳에 왔으니 밴쿠버 생활도 어느덧 한 달이 훌쩍 넘어버렸다. 짧은 기간이지만 캐나다가 왜 선진국으로 불리고 있는가를 이곳에서 보고 느낀것으로 하나 남기고자 한다.

몇일 전 수업시간중에 캐나다의 장점과 자국의 여러 가지 장점에 대해서 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물론 영어다..) 캐나다의 강점은 역시 넓은 땅덩어리, 캐나다의 국기(단풍)에서도 나타났듯이 아름다운 강산, 다양한 인종이 하나로 어울려 살아간다는 점이였다. 남미의 경우는 뭐..그렇게 자랑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았고, 우리의 경우 막강한(?) 공공 치안력(경찰조직 등)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왔다. 일본은 경제력등이었다.

하지만 공동적으로 이야기 나오고 실제적으로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은 이곳 사회가 장애인과 여성에 대한 편견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출국 할 시기에 우리나라의 장애인들이 버스를 타고 싶다며 시위하는 장면을 신문을 통해서 봤는데, 여기서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아니..배려가 아니라 아무런 편견과 어려움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매우 뛰어나다는 것은 몇 일만 살아도 금방 알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장애인 대중교통시설은 기본
통합교육으로 편견·차별없는 그들


간단한 예로, 대중교통측면을 예로 든다면, 이곳을 운행하는 모든 버스는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버스를 탈수 있도록 시설이 장착되어 있으며, 버스안에서도 앞쪽은 장애인이 휠체어로 그대로 앉아 있을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밴쿠버시내를 운행하는 sky-train(우리의 지하철과 비슷)의 경우도 얼마든지 쉽게 장애인이 접근하여 이용하고 있다(장애인 전용엘리베이터가 가장 좋은 위치에 있음). 그리고 매우 놀란 점은 이곳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각장애인을 찾기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며, 이들은 단지 지팡이 하나를 이용 아무런 불편없이 버스와 sky-train을 이용하고 있는 것을 몇차례 목격하였다.

또한, 완전히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 장애인전용버스(우리나라의 봉고규모)가 있어 장애인이 전화만 하면 곧바로 이들을 위해 서비스 하는 것은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캐나다인과 이야기를 해보면 금방 알 수 있는데, 이들은 장애인을 장애인으로 보고있지 않다는 것이며, 그냥 단지 몸이 불편할 뿐이지 똑같은 인격체로서 아무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사는 사회라는 점이다.

모든 교육시설이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금 만들어져 있으며, 초등학교 때부터 아무런 편견없이 자연스럽게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다 보니 이런 습성이 길러지는 것인지 아직 판단하기 힘드나 여하튼 이런 삶의 형태가 캐나다를 선진국으로 부르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한국에 있을 때 장애인 자녀를 둔 학부모가 캐나다로 이민을 오려고 준비한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는데, 바로 이런 사회적 환경이 우리나라를 떠나게 만드는 요인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여성 사회활동영역도 제약없어
한국사회 '과제' 다시 한번 느낀다


또한 장애인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의 상대적 약자층인 여성도 이곳에서는 아무런 차별을 받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사회적 참여부분만 예를 들자면, 이곳의 여성들은 남성과 아무런 차별없이 사회 모든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캐나다에 도착한 첫날 택시를 타고 공항에서 숙소로 오면서 보았던 광경인데, 도로보수공사를 하는 현장에서 20대후반으로 보이는 여성2명이 나시차림으로 남자3명과 똑같이 포크레인을 운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일하는 장면을 보았다. 또한, 내가 거주하는 동네의 경찰도 주간은 2명인데, 남녀가 각각 1명씩 근무하고 있으며, 인근을 담당하는 우체부도 여자이며, 내가 본 버스기사도 남자가 조금많은거 같지만 이에 못지 않게 여자들도 상당수가 있으며, 내가 가본 관광지 대부분도 남녀가 거의 같은 비율로 있었다. 우연히 North Vancouver 시장의 인터뷰 기사를 신문에서 본적이 있는데 시장이 여자였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의사는 관리직 개념으로 취급되고 간호사는 의사를 보조하는 단순한 역할인 반면 이곳은 의사와 간호사가 같은 의료인으로 봉급과 기타 직업종사에 있어서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다.(이 부분은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임) 여하튼 단편적이나마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눈에 보이기로는 느껴지지 않았으며 실제적으로 여성들이 부당하게 사회적 차별을 느꼈다고 이야기하는 캐나도 사람은 현재까지 없었다. 이들은 오직 실력과 능력으로만 인정받는 사회적 풍토와 의식의 전환이 기본바탕에 깔려 있는거 같았다.

나는 수업시간에 이에 대해서 매우 부러워 이야기 하였으나, 이곳 교사들은 나의 이러한 이야기를 마치 당연한 이야기에 왜 그렇게 놀래냐는 식이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과 여성이 받는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이야기 했을 때, 나름대로 경제적 성과를 가지고 있는 한국이 그러냐면서 조금은 의아해하다는 분위기여서 한편으로는 은근히 비위도 상했지만 우리가 바꾸어야할 사회적 과제라는 것을 느꼈다.

이병래 기자는 참여자치21 회원으로 활동중 캐나다에 어학연수중인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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