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축제가 시작됐다-지역과 축제 색깔 어울리나
또 축제가 시작됐다-지역과 축제 색깔 어울리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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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역은 잇따른 가을 축제로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곡성심청축제, 광주김치대축제, 세계음식문화큰잔치, 천관산억새제, 백양단풍축제, 피아골단풍제….

저마다 내 고장 명물을 앞세워 자기 지역 알리기를 최상의 목표로 삼아 열리는 축제들. 그 명물이나 전통이 고장과 어떤 연결고리를 갖는가, 축제 개최 취지와 진행 프로그램은 부합하는가 라는 문제가 지역 주민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지역축제, 자기 색깔 있나
곡성-심청, 광주-김치, 순천-음식…
남도음식축제가 '세계음식'잔치라?


곡성심청축제는 올해 처음 시작된다.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곡성군 섬진강 자연생태공원에서 열리는 심청축제로 곡성은 온통 떠들석하다. 1,700년전 만고효녀 심청의 곡성 부활을 알린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축제의 주제는 '효와 환경-심청과 섬진강'의 만남을 엮는다.

고대소설 심청전의 원류로 추정되는 원홍장 설화를 간직하고 있다는 곡성 관음사로 가는 길목 삼거리에 심청 효공원을 조성했다. 심청전 배역인물을 상징하는 목장승 23기가 즐비하다. 지난 7일 이 공원에서 만난 82세의 할아버지는 "내가 곡성 토박이인데, 심청이가 곡성에서 살았다는 말은 이번에 처음 들었어"라며 관음사 연기설화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곡성군은 '곡성은 심청 이야기의 모델이 되는 원홍장의 출생지로서 그 역사적인 의의를 지닌 고장'임을 내세워 심청축제를 주관했다. 지난해 학술발표회를 시발로, 이번 축제에서는 심청선발, 심청국제학술대회, 심청마당극, 심청단축마라톤대회 등을 펼친다.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는 광주시립민속박물관에서 2001광주김치대축제가, 18∼22일에는 순천 낙안읍성민속마을에서 2001세계음식문화큰잔치가 각각 열린다. 두 축제는 먹거리라는 공통주제에, 올해 한국방문의 해 문화관광부 지정 '10개 기획 이벤트'로 선정된 점도 비슷하다.

개최 시기도 겹쳐 있고, 여러 측면에서 맥을 같이 하는데 축제 이미지 또한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도 그렇다.

광주김치축제에서 광주와 김치와의 적확한 연계성에 대한 의문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됐었다. 8회째인 올해는 광주김치마라톤대회까지 생겨났다. 음식축제에서 김치와 마라톤의 통로는 광주시민들의 또다른 질문 사항이다.


지역-축제취지 연계성·메뉴 차별화 의문
프로그램 성격 부합 진지한 고민을


전남도가 주최한 세계음식문화큰잔치는 지난해까지 7회째 열렸던 남도음식대축제가 이름을 바꾸었다. 세계요리 시연 및 관광객 체험, 세계 퓨전요리와 응용요리 전시, 쌀 문화권인 동남아 요리 전시, 세계 각 나라의 호텔음식 판매 등이 새로 등장한 프로그램들.

남도음식문화의 전통을 내걸고 시작한 남도음식축제가 슬그머니 세계음식으로 명찰을 바꾸어 달았는데 남도음식문화와 어떤 연결고리를 갖는지, 세계라는 접두어를 달고 펼치는 첫 행사에 전남도민들은 그래도 기대를 건다.

축제 이름만 서로 다를 뿐 진행되는 메뉴는 차별성이 없는 것이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지역축제의 특성인지 모른다. 지역의 특색이나 전통과의 연계 또한 마찬가지다. 곡성심청축제는 설화를 바탕으로 시작됐다. 설화 연구자료를 근거로 처음 열리는 축제인 만큼 행사 진행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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