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걱정만 하는' 도시공사 강과장님!!
'연봉 걱정만 하는' 도시공사 강과장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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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 때문에 우리 연봉이 깎이게 생겼는데 어쩔꺼요?"
광주시 서구 쌍촌동 시영아파트 영세민들의 하소연을 담은 르포 기사(본보 9월 24일자)가 보도된 후 도시공사의 반응이다. 이 르포 기사는 말 그대로 영세민들의 하소연을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기사가 나간 후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곳은 기사에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광주광역시 도시공사 측이었다. 광주시에서 위탁받아 시영아파트를 관리하고 있는 도시공사 측은 "우리는 노력할 만큼 하는데 기사에는 그런 이야기가 없어 치명타를 입었다"며 강모 건축과장이 연 이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들의 하소연을 털어놓았다.

"기사에 보면 엘리베이터가 자주 고장난다고 했는데 내가 사는 아파트도 한달에 두세번 고장나는 것은 보통이예요" 다른 아파트도 똑같은 상황인데 영세민이라는 이유로 시영아파트를 부각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연봉으로 사는 사람들인데…"로 시작된 강과장의 하소연은 "개구리에게 무심코 던진 돌 하나가 그 개구리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걸 모르는가" "진행되고 있는 공사가 3개나 있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면 좋을 게 하나도 없지 않은가" 등의 이유를 열거하며 20여분간 이어졌다.

강과장의 하소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강과장은 다음날 관리소장을 불러 확인차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관리소장 불러서 어떻게 취재에 응했길래 이런 기사가 나왔냐고 호통을 쳤다"는 강과장은 지난 7월 부임해 아직 시영아파트의 겨울도 나지 않은 관리소장에게 책임을 묻고 있었다.

그러면서 또다시 연봉 이야기로 이어졌다. "우리도 연봉 받고 일하는 사람들인데 영세민들 사정 딱하다고 전기세를 깎아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강과장은 또, "더 이상 대안이 있으면 기자가 직접 방안을 세워보라"며 "이 이상 어떻게 관리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까지 했다. 그러기를 또 20여분. "만약 이 기사 때문에 연봉이 깎인다면 불합리한 조처에 대해 취재를 하겠다"는 기자의 말에 강과장은 말을 매듭지었다.

도시공사 한 관계자에 따르면 기사가 나간 후 광주시에서 도시공사 책임자들을 불렀고, 몇 시간 후 강과장은 연봉 이야기를 언급하며 하소연을 했다. 몇 시간 사이에 도시공사 내부에서는 무슨 말들이 오갔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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