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안돼, 미국도 패권주의 버려라
테러 안돼, 미국도 패권주의 버려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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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헐리우드 영화의 상상력보다 더 엄청난 사건이 미국의 한복판에서 벌어진 뒤 세계는 경악의 수준을 넘어 말 그대로 패닉상태에 빠져들었다.
핵폭탄, 3차 세계대전 등 무시무시한 단어들이 심심찮게 터져나오며 그야말로 경악과 공포의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세계 경제와 안보, 미국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건물들이 한꺼번에 공격당한 이번 테러사건으로 실제 인적, 물적 피해와 함께 전세계사적인 문명의 흐름까지 바꿔놓을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미 패권주의가 초래' '반미 테러극'...인터넷 게시판 다양한 의견
엄청난 희생 야만적 소행 철저히 가려라
'별들의 전쟁' 미국이 구식테러 방어못해?”
'전면적 보복' 미국의 피바람을 경계한다


경제적, 군사적, 문화적으로 미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는 한국에서도 이번 여객기 테러는 엄청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아메리칸 에어라인 소속 여객기가 뉴욕 맨하탄의 세계 무역센터에 부딛친 직후부터 주요 공중파 방송들은 실시간으로 현지소식을 전하고 한국의 정치, 경제, 안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하루종일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잡아매놓고 있다.

또 각종 인터넷에서 사상 초유로 미국본토에서 '전쟁이 아니면 나타나기 힘든' 희생자가 발생한 이번 사건을 두고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각종 언론사 게시판은 물론이고 야후와 다음 등 포탈 사이트와 게시판 공간을 열어놓고 있는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가상공간의 특성상 현재 미국이 주모자로 지목하고 있는 아랍권에 대한 옹호 의견에서부터 철저한 응징을 가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의견들이 온라인상에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 오른 의견들의 주류는 엄청난 희생을 불러일으킨 테러의 소행은 철저하게 가려져야 하는 한편 미국의 패권주의도 재고해봐야 한다는 내용들로 모아지고 있다.
'별의 전설'을 아이디로 사용한 네티즌은 "한 국가로서의 미국은 분명히 지나치게 패권적 집단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며 세계의 경찰국가를 자처하며 세계 각국에 너무 많은 적을 만들어두고 있는 미국의 정책이 이번 참사의 깊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클린턴의 평화정책이 미국 패권주의 강화를 위한 강경책으로 바뀌면서"이번 테러공격의 토양을 제공했다는 것.
네티즌 '한국시민'은 "이번 테러는 테러 그 자체와 그 수단의 야만성이 비난받아야 한다. 미국의 자유에 대한 도전과 침해라는 식으로 몰고가는 미국식발상은 참으로 비이성적이고 위험하다. 이것은 미국식자본주의와 역외세계와의 대립과 폭력으로 이어질 수있는 무모하고 위태로운 시각이다"며 미국이 준비하고 있는 보복조치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테러의 방법에는 절대 반대하고 무고하게 희생된 미국시민들에게 충분한 애도를 표하지만 이같은 사태를 초래하기까지 미국의 경제, 군사적 사고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같은 논점은 시민사회단체의 논평과 성명 등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은 13일 '미국 대참사에 대한 논평'을 내고 "충격과 불안에 휩싸인 미국국민 모두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전면적 보복'을 되풀이 공언하는 미국 당국의 입장을 크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또 민주노동당은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희생자들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시한다. 이번 테러의 공격 대상이 세계무역센터와 미 국방부였다는 점은 미국 주도의 패권적 `세계화`와 `국가미사일방어(MD)계획`에 대한 상징적이고 전면적인 공격으로 추측된다"며 "앞으로도 무차별적 `세계화`와 `MD계획`에 맞선 제2, 제3의 테러가 일어날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취해왔던 패권주의적 자세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터넷에는' 전쟁에 저항하는 이들의 연맹'(War Resisters League)의 데이비드 맥레이놀드(David McReynolds)회장의 글도 떠돌아다니고 있다.
맥레이놀드는 "테러리즘이 그렇게 쉽게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도구로 공격할 수 있는 한, 부시 행정부가 (외부 미사일 공격을 막겠다는) 별들의 전쟁(Star Wars)에 몇 조 달러를 쏟아 붇는 논의는 처음부터 그랬듯이 분명히 가짜 속임수였다"며 "이제 이 나라를 지난 몇 십 년 동안 규정 지어온 군사주의를 끝낼 방법을 찾자. 안전이 확대강화와 보복을 통해서가 아니라 무장해제, 국제협력, 사회 정의를 통해서 얻어질 수 있는 세상을 찾자"고 호소하고 있다.
그는 또 "이와 같은 깊은 비극들이 그간 미국의 정책에 의해 다른 나라의 다른 민간인들에게 끼친 영향을 떠올릴 수 있길 바란다. 지금 특별히 이 나라에 살고있는 중동인의 자손들이 느낄 공포를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이 공동체에 대해서 각별히 배려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네티즌들은 어마어마한 규모로 저질러진 사상초유의 테러에 대해 격노하고 희생자들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하고 한편 향후 전개될 또 한차례의 '피바람'에 대한 공포도 함께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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