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8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편안한 새로움 [연애의 목적]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드라마 흐름을 착실하게 연출한 영화다. 굳이 형식의 새로움을 추구하지 않은 보통영화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영화가 묘사하는 ‘연애의 내용’은 보통스럽지 않다. 매우 직설적인 연애묘사는 기본이고 나름대로 안목있는 세상 해석까지를 시도한다. 상당히 쿨할 뿐만 아니라 사회성까지를 담보한 영화인 것이다. 영화의 배경은 학교다. 하룻밤 섹스파트너를 구하는 작업장소가 술집도, 나이트클럽도 아니고 학교라니, 불온하다. 더군다나 작업 주체들은 선생님과 교생이다. 그것도 각각 결혼 약속을 한 애인을 둔. 우연한 선택이 아니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여주인공 강혜정과 한 때 잘 놀다가 ‘나쁜여자’로 여론몰이를 했던 이는 또 누구던가. 교수되기를 준비하는 문화관광 | 이정우 기자 | 2005-06-20 00:00 홍상수 감독님 이제 그만 뚝! 영화에 관한 감독의 진술로 읽히는, 영화 속 여주인공의 대사들이다. 존대말을 하면서 상대방을 깔보는 기묘한 기법이다. 홍상수의 모든 영화들이 그렇다. 작가주의 푯말을 꽂고 관객을 ‘극장앞’(劇場前)으로 끌어 들인 다음, 재미없지 섹스 장면 하나 보여줄께, 흥분되면 내가 따분하게 해주지. 연기연출이 기가 막힌 따분함이니 딴지걸지는 마. 뭐가뭔지 헷갈린다고? 그럼 이제 끝내지.홍의 영화는 여기까지이다. 오! 상수.감독에게 배우고 싶다. 영화를 제대로 보는 방법을. 그리고 다시 감독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영화를 잘 만들었냐고. 홍에 대한 냉소가 아니다. 진심이다. 내친김에 말하자면 홍 영화의 그 지독한 냉소는 ‘과장’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영화를 잘못 봤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재미 봤으 문화관광 | 이정우 기자 | 2005-06-04 00:00 우리 모두의 원죄를 피로 쓴 영화 [번지점프…]가 그랬듯이 [혈의 누] 또한 촘촘한 시나리오와 유려한 연출력을 자랑한다. 앞의 영화가 멜로라는 장르의 그릇에 ‘개인의 구원’ 문제를 담았다면, 뒤의 것은 미스터리 스릴러의 형식에 ‘사회적 구원’을 얽어 놓았다. 표면적으로는 상업적 장르영화일 뿐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두 영화는, 사랑에 대한, 인간에 대한, 매우 정밀한 인문학적 성찰을 시도했던 것이다.[혈의 누]가 제시하는 이미지와 소리가 더없이 참혹한데도, [혈의 누]를 엽기영화로 분류할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영화가 제시하는 참혹함은 곧 ‘인간사’의 알레고리라는 점을 영화는 거듭, 효과적으로, 매우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 때문이다.영화 속 인물들은 아무도 선하지 않고, 동시에 누구도 악하지 않다. 때때로 누군가가 선했다 문화관광 | 이정우 기자 | 2005-05-20 00:00 세가지 색 권투영화 [주먹이 운다]를 봤다. 재미있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이후 가장 잘 만든 ‘유승완표’ 영화로 읽혔다. 권투와 관련한 다른 영화 몇 편이 떠올랐다. 가장 최근에 개봉한 영화로는 [밀리언달러베이비](클린트 이스트우드, 2004)가 있겠고,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록키](존 G. 아빌드슨, 1976)가 빠질 수 없다. 이들 영화 말고도 권투영화는 더 있지만, 대중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작품을 기준 삼는다면 세 영화가 독보적이다. [주먹이 운다]와 [밀리언달러베이비]는 인생을 이야기하려는 욕심이 가득한 영화다. 반면에 [록키]는 스타일이 화려한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앞의 영화 두 편을 보고 나면 배우들이 눈동자가 기억에 남고, [록키]를 보고나면 주인공의 근육과 주제음악이 한동 문화관광 | 이정우 기자 | 2005-05-07 00:00 처음처음이전이전12345678910끝끝